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시대에 아이에게 다양한 문화와 사람, 가치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심어주는 경험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행을 통해 세계 각지의 삶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다문화 감수성 강화형’ 가족 해외여행지를 소개합니다.
여행은 세계 시민 의식을 배우는 최고의 수업이다
세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상호 연결되고 있습니다. SNS, 유튜브, 글로벌 기업과 다인종 사회의 확장은 우리 아이가 자라날 미래가 단일 문화가 아닌 다문화 환경임을 예고합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다름에 대한 존중’이며, 이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체화시키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첫걸음이 됩니다. 하지만 다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감수성은 단순히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는 길러지기 어렵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을 직접 체험하고, 다른 언어, 종교, 관습, 옷차림, 음식과 일상을 접해보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아이는 ‘우리는 다르지만 같은 인간’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깨닫고, 차이를 두려워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과 존중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기르게 됩니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이러한 다문화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물론 단순한 관광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지역 사회의 일상을 가까이서 체험하고,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과 접촉하고, 새로운 생활 방식에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여행지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다민족·다언어·다종교적 요소가 잘 드러나는 도시나 국가, 또는 국제적인 관용과 다양성 교육에 힘쓰는 도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세계의 다양성을 접하고 포용적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문화 감수성 중심’의 가족 해외여행지를 소개합니다.
다문화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해외 가족 여행지 5선
1.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말레이, 중국, 인도계, 아랍계 등이 조화를 이루는 다민족 사회로, 다양한 종교와 언어, 문화를 길거리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차이나타운, 리틀인디아, 무슬림 모스크, 힌두교 사원 등이 밀집해 있어 아이에게 ‘다양함의 공존’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슬람 전통의상 체험이나 할랄 푸드 탐방도 가능합니다. 2.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문화가 혼재된 독특한 도시로, 다양한 피부색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사회입니다. 아파르트헤이트 역사 교육관, 보캅 지구의 다문화 가정 공동체, 전통 음악·춤 체험 등은 아이에게 인종과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합니다. 야생 사파리 체험도 가능해 자연과 문화 체험이 균형 있게 구성됩니다. 3. 캐나다 토론토 전 세계 200개 이상의 언어와 민족이 공존하는 도시로, 글로벌 다문화 도시의 표본입니다. 한인타운, 이탈리아타운, 그리스타운, 차이나타운 등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각기 다른 문화적 일상을 체험할 수 있으며, 박물관·과학관·예술기관 등에서 다양성과 관용을 주제로 한 전시나 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영어 중심의 환경 덕분에 언어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4. 모로코 마라케시 아랍과 베르베르 문화가 공존하는 북아프리카의 전통 도시입니다. 미로 같은 수크(시장), 이슬람 건축 양식의 모스크, 전통 의상과 민속악기 체험은 아이의 시각적 감수성을 자극하며, 익숙하지 않은 문화를 대하는 태도를 관찰하고 훈련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낙타 타기나 사하라 투어 같은 체험형 콘텐츠도 함께 구성할 수 있습니다. 5. 미국 뉴욕 ‘세계의 교차로’라 불리는 뉴욕은 단일 민족 중심의 사고를 깨고, 다문화 사회의 복잡성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퀸즈 지역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다문화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고, 브루클린 박물관, 엘리스 아일랜드 이민자 박물관 등을 통해 이민과 다양성의 역사를 배울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먹고, 다양한 종교 예배 공간을 둘러보며 자연스럽게 다양성에 노출됩니다.
차이를 이해하는 아이, 포용력을 갖춘 어른으로 자란다
여행은 단순한 탈출이나 쉼이 아닙니다. 특히 아이에게는 살아 있는 교과서이자 감성의 터전이 됩니다. 다문화 감수성은 특별한 교육보다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직접 마주하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느끼고 질문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됩니다. 그 출발점이 바로 가족 여행일 수 있습니다. 다름을 ‘두려움’이나 ‘편견’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회는 결국 폭력과 분열을 낳습니다. 반면 차이를 ‘배움’과 ‘이해’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아이는 미래의 갈등을 조정할 줄 아는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함께 경험한 다문화 여행은 아이의 마음 깊숙한 곳에 관용과 공감의 씨앗을 심는 것입니다. 물론 낯선 문화에 노출되는 만큼 충분한 설명과 부모의 감정 조율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이가 느끼는 궁금함, 불편함, 신기함을 함께 이야기하고, 각 문화의 배경과 가치를 이야기해주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여행이 단지 이국적인 풍경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의 시선을 바꾸고, 마음의 지평을 넓혀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문화 감수성은 결국 세계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그 출발을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소중한 배움은 없습니다.